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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소년 훈련 학교

김사무엘

관리자 2023.01.09 10:21 조회 수 : 17

처음 엄마가 수련회를 신청하셨을 때는 별 생각 없이 간다고 했다. 생각할 겨를이 없었으니까. 나는 오랫동안 Derealization이라는 질환을 겪고 있었다. 정말 별 거 없었지만 한 마디로 감정이 없어지고 모든 것에 무감각해지는 것이다. 힘들지 않냐고 물어보시는 부모님들에게는 항상 아무렇지 않다고 했다. 안 그래도 힘드신데 나 때문에 더 짐을 지어드리기 싫었다. 나 몰래 힘들어하실 부모님을 생각하면 정말 많이 가슴이 미어졌다. 상담 선생님, 그리고 사람들은 이야기했다. 이런 증상들은 어렸을 때 겪은 트라우마 때문이라고, 부모님 때문이라고. 부모님을 미워해보려고도 했다. 그러나 내 맘엔 항상 부모님을 사랑하는 마음, 동정하는 마음이 앞섰다. 얼마나 힘들면 나에게 그랬을까? 부모가 처음 되어보는 엄마 아빠도 얼마나 힘들었을까… 이런 감정 때문에 난 모든 것을 묻어두었다. 그런 상황에서 난 이 캠프에 왔다. 처음에 조장 선생님이 나한테 말하라고 했을 때 정말 하기 싫었다. 내가 오랫동안 숨겨둔 상처를 들어내는 것이니까. 말을 하기 시작했을 때 놀랍게도 생각하기 싫었던 일들을 술술 말하기 시작했다. 그렇게 첫날이 지나가고 두번째 날 밤, 조장님의 권유로 조 사람들 앞에 섰다. 난 정말 많이 고민했다. 이 사람들 앞에서 이걸 얘기해도 될까? 날 이상하게 보면 어떡하지? 우리 부모님들 정말 좋으신 분들인데 오해하면 어떡하지? 난 용기를 내기로 했다. 말을 하기 시작하니 그 전날처럼 슬펐던 일, 화났던 일, 억울했던 일 다 얘기했다. 나는 그때 알았다. 내 깊은 상처들을 치유하지 않으면 계속 악순환이 반복됐을 것이라는 걸. 내 손 안에는 아무것도 없다. 오직 하나님만이 날 치유해주실 수 있고, 부모님을 치유해주실 수 있고, 하나님만이 하실 수 있다. 기도를 하면서 선생님들이 날 안아주실 때 오랜만에 무엇인가를 느꼈다. 가슴에서 무엇인가 느낀 건 정말 오랜만이어서 놀라웠다. 그 후 난 결심했다. 모든 것을 하나님께 맡기기로, 그리고 조금씩 마음을 열고 힘들어도 아프기로. 사랑하는 부모님, 그리고 날 위해서 하나님께 모든 것을 맡기기로 했다. 하나님께 그리고 우리 엄마 아빠에게 많이 감사하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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